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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_104

#‎현우의500자‬ _104


트럭이 나뒹굴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은 좋은 경험이 아니다. 아버지와 함께 배를 납품하러 가는 길이었다. 바닷길로 이어지는 지루한 길이 이어졌고 언덕 하나만이 남았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안도했다. 언덕을 올라가던 도중, 아버지께서 이상한 징후를 느끼신 것을 알아차렸다.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던 것이다. 백 미러를 통해 보이는 것은, 한 가족이 차에서 내려 한가로이 놀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버지의 판단에 따라 한 가족의 목숨과 아버지, 나의 목숨이 달려 있었다. 왼쪽은 바다로 이어지는 낭떠러지였고 오른쪽은 높게 솟아 있는 논두렁이었다. 맑은 날을 즐기고 있던 가족의 차는 논두렁 쪽에 주차되어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순발력을 발휘해 가족의 차를 지나 논두렁 제방에 배가 실린 트럭의 우방을 갖다 대셨다. 이 글일 읽는 시간보다 짧은 시간이었다. 퍽찌근쿵. 아버지와 나는 운전석에서 엉켰다. 신의 이름을 부를 시간도 없이 얼굴에는 정체 모를 오일이 흘렀다. 살았다, 라는 안도감도 함께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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