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의500자 _17
얼마 전 무릎을 다쳤다. 버스를 타기 위해 뛴 것이 화근이었다. 무릎을 다쳤다라고 적긴 했지만 외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 연골이나 인대 쪽에 다소 무리가 간 듯 했다. 파스를 붙였고 지금은 떼어냈지만 아직 무릎이 시큰거리기도 하고 뚝뚝 소리도 난다. 아직 원 상태로 돌아오지는 못한 듯 하다. 무릎이 아프니 걷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 티나지 않게 걷긴 하지만 걸을 땐 아주 조심스레 한걸음 한걸음을 걷는다. 평지는 괜찮은데 계단이 많은 곳이나 언덕을 오르내릴 때는 고통이 있다. 평지만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난감할 때가 많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 세상은 계단 천지다. 누구나 오르내릴 수 있지만 자신은 결코 내려 갈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계단. 그 중 하나는 장애다. 사소하고 억울하게도 계단을 내려갔을 때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면 어쩔까.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무시하면 어쩔까. 그렇기에 어떤 장애든 모두 무차별적이기에 오히려 차별적이다. 무릎 하나 아픈데 참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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