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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 _27

#현우의500자 _27

학교 전체 방송으로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등나무 위는 하얀 종이비행기에게 점령당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본관을 쓰던 2,3학년 선배들이 창문에 새로운 수복지를 관찰하는 척후병처럼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나는 내가 그런 것이 아닌 것처럼 멀뚱히 서서 내심 뿌듯해 하며 있었다. 교실 앞문이 열리고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오늘 처음으로 종이비행기 던진 놈 누구고?" 처음에 누가 던졌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있을 수 없었다. 우리반 아이들 뿐만 아니라 다른 반 아이들까지 가세했던 지라 어느 반에서 시작했는지 선생님들도 모를 수 밖에. 그러니 담임선생님들이 각자의 반에 가서 주범을 색출(?)해 내야만 했다. 우리반 친구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나를 지목했다. "현우가 처음에 했는데요." 그땐 정말 원망스러운 친구들이었지만 이후의 기억은 반전했다. 이어서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등나무 위에 올라가서 종이비행기 모두를 수거해 오라 하신다. 올라가라구요? 저기를요? 질문은 용납되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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