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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_39

#현우의500자 _39


선인장은 참 말이 없다. 아무 말 없이 그리고 아무런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 있다. 관심을 언제 주었는지도 까먹을 만큼의 시간이 흘러도 선인장은 여전히 가만히 있다. 다가가 자세히 보면 가시가 보인다. 선인장에게 가시가 있는 이유가 뭘까. 지킬 것도 없어 보이는 이것에게 가시가 돋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져 선인장의 어원을 찾아보니 하늘에서 천하태평의 표시로서 내려 보내준 감로(단 맛의 이슬)를 받는 그릇이고, 신선이 손바닥으로 쟁반을 받치고 있는 모습을 닮았기에 선인장(仙人掌)이란다. 그럼 선인장은 천하태평을 상징하는 것일까. 가만히 서서 언제 여물지도 모르는 감로를 기다리는 것일까. 감히 말해보건대 선인장은 청춘과 닮아 있다.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나 푸르고 다른 이들이 관심을 주든 말든 가만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 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키고 싶은 것이 있기에 가시를 가만히 품고 사는. 그렇기에 선인장의 꽃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천하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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