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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_76

#현우의500자 _76


넌 오동동 똥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오동동 아케이드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특히 월급날이면 닭을 통째로 튀겨 내는 기름 냄새와 탁주에서 올라오는 거품들이 푝푝거리며 터지는 소리가 작업복을 입은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의 얼굴을 상기시켰다. 몇 만 명은 족히 될 만한 젊은이들의 검은 머리는 파도보다 검게, 파도보다 무섭게 밀려들어왔다. 무엇을 위해 아침을 나서고, 다시 무엇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지 따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다부진 어깨와 조그마한 손 위에 가족의 미래가 중력처럼 올려져 있었다. 너는 그런 오동동 똥다리 밑에서 태어났고, 내가 너를 주워왔다. 지금도 너를 기다리는 엄마가 있다. 얼굴은 다소 흉측하게 생겼을지 모르지만, 미래를 담보로 현재의 답보를 참아내는 젊은 사람들의 고통과 환희를 사랑한 여자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 넌 그 시대가 낳은 아들이다. 한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위해, 너는 엄마를 잊어야 한다. 난 오동동 똥다리 밑에서 주워왔고, 지금은 사라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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