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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1. 09:26 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 _86


싼타 마리아 살루테 성당 앞 계단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인스부르크에서 출발하여 베네치아까지 침대칸을 타고 와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했다. 습도 탓인지 바지 안쪽이 쓸리듯 아프다. 침대칸에는 나와 4명의 홍콩인 그리고 피곤했던지 아무 말도 없이 잠이 든 여자가 있었다. 아침에 깨어난 여자는, 내가 어디서 왔냐는 질문에 아무말 없이 수줍은 미소만을 보일 뿐이다. 그 미소에는 당혹감이 서렸다. 좁고 복잡한 베네치아는 미로 그 이상이다. 피아짜, 즉 광장에만 있는 우물의 덮개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신기루 속의 오아시스인 듯 마음을 트이는 상쾌함이 있다. 강 같은 바다 건너, 다시 산타 마리아 살루테 성당 앞 계단. 누군가 내 어깨를 툭툭 친다. 생면부지 백인이다. 혹시 뮌헨 다녀 오셨나요? 아, 네. 대답과 동시에 그가 든 가방이 보인다. 뮌헨 프라우엔 성당 쌍둥이 종탑이 그려진 가방이다. 나도 같은 가방을 들고 있다. 아무말 없이 서로 활짝 웃는다. 오아시스는 어디에나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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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맥스(Max) 가고파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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