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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_100

‪#‎현우의500자‬ _100


귀신이 힙합 리듬에 맞춰 랩을 한다. 조용히 하라며 다그치고 다시 한 번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또 내가 서 있었던 곳 주변의 물건들을 들추어본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귀신이 이번에는 경쾌한 트로트를 부르기 시작한다. 서서히 짜증이 올라온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것은, 분명 짜증나는 일이다. 오전 상암동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을 것이 있어 주민등록증을 제시했고, 분명 다시 받았다. 받자 마자 지갑에 넣으려고 하니 보이지 않는다. 고등학교 2학년 당시 받았던 첫 주민등록증이다. 많이 닳긴 했지만 지금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고등학교 2학년 당시 내 사진이 들어있는 민증이었다. 오후 연희동주민센터에 들러 미뤄왔던 전입신고와 주민등록증 재발급 신청을 한다.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사진을 건넨다. 어제까지의 내 모습과 내일부터의 내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어딘가에 남게 될 내 모습은 바뀌게 된다. 사람은 이렇게 현재에 맞추어 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귀신이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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