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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의500자

현우의500자_118

‪#‎현우의500자‬ _118


얼마 전 한 단어가 들어와 박혔다. '적독(積讀)', 책을 쌓아만 둔 채 읽지 않는 하나의 독서법. 중학교 당시 처음으로 책을 읽겠다는 의지를 갖고 읽은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이후 종종 독서를,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택해왔지만 최근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손에 들어온 책 하나를 다 읽고 나면, 왜 좀 더 빨리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지금 나에게 다가오는 걸음을 멈추지 않은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 내 방 책장에는 읽지 않은 책들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나는 그 제목들을 하나씩 흞어보며 그들이 들려줄 이야기를 기다린다. 그러면서 꿈꾸며 읽어가고 있다. 당장 읽지 않아도 될 때도 있다.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며 그 책의 존재를 잊지 않으면 될 때도 있다. 삶도 그렇다. 정독이나 통독을 하며 나와 남에게 책의 존재를 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우주를 닮은 존재 자체를 가만히 바라봐 주는 것, 적독이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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