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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멈추어 있다기보다 뒤로 가는 느낌 “멈추어 있다기보다 뒤로 가는 느낌” 20161128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역에 들어선다. 평소와 다른 점이란 하나도 없다. 누군가는 무엇인가를 듣기 위해 이어폰을 찾을 것이며, 역까지 걸어오는 사이 누군가 나에게 보낸 메시지는 없는지 찾기도 할 시간. 스마트폰으로 무엇인가를 보는 사람들을 셀 수 없이 만날 것이며, 그들이 무엇을 보는지 신경도 쓰지 않을 그 시간으로 들어가는 평소와는 다를 것 없는 일상.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이 아니어도 괜찮다. 백화점이든 대형마트든 그것이 있었던 어느 곳이면 어디든지,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 보았을 일상적이면서 평소와는 다르지 않는 그 시간에 그것이 고장이 난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에스컬레이터. 때에 따라서는 공항에 설치되어 있는 무빙워크(moving walk).. 더보기
인류 역사 진보와 장애인 인류 역사 진보와 장애인 2014.11.20. 나는 인류 역사의 진보를 믿는 사람이다. 그 인류 역사 진보의 핵심은 기술 발전도 아닌, 우주 탐험도 아닌 인간 개인개인의 가치를 높였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도 '노예'가 있었다. 노예라는 표현보다는 노비 혹은 머슴이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만 그들의 처지는 노예였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살지 못했고 원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했으며, 자녀의 출생은 '재산 증식'으로 간주되었다. 제1차 갑오개혁(1894년)에 이르러서야 공사 노비제를 없애는 정책이 시행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주인집에 '자발적으로' 남아 자유로인 노비를 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있었다. 남자 노비는 머슴으로라도 불렸지만 여자 노비의 경우는 그 이름.. 더보기
사고실험 사고실험 2014.4.16.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구토를 하는 소리가 났다. 남자의 구토소리다. 무엇을 토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자신이 토를 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울부짖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한 것일까. 그가 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서 그의 속에서 다시 나온 그 무엇이 과연 그의 속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분명 그는 무엇인가를 토하고 있었고 그 속에는 그가 이전에 보지 못한 응어리진 어떤 것이 들어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터벅터벅. 걷는 소리가 들렸다. 술에 취했음에 틀림이 없다. 술을 마시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몸을 어느 정도로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한 잔의 술은 그에게 흥.. 더보기
내일은 없다 내일은 없다. 2013.11.24. 역사가 아무리 발전하다고 한들, 사람이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으며 자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역사가 아무리 발전하다고 한들, 사람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는 없으며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확신을 가질 수는 없다. '내일은 없다'라는 말을, 내일이 오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오롯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내일은 없는 것이 아니라, 내일도 오늘일 것이며 사실은, 어제도 오늘이었다. 시간을 나누기 시작한 것은, 사람들에게 '시간'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어느 한 순간에 '오늘'을 기억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늘을 더욱 세분화 하기 위해서 시간을 나누게 되었고, 더 확장 시키기 위해서.. 더보기
'후미에(踏み絵)와 종북 논쟁 '후미에(踏み絵)'와 종북 논쟁 전혀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한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도 아닌 일이지만, 지금의 역사를 만드는데 있어 과거의 역사가 도움이 될 수 있기에 한 줄 적어볼까 한다. 역사는 가르침을 주기보다, 부끄러움을 주는 학문임에 틀림이 없다. 과거 일본의 에도 막부에서는, 늘어나는 기독교 신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후미에(踏み絵)'라는 것을 도입하게 된다. 이것은 1612년 에도 막부의 수장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의 기독교 금지령에 이은 탄압을 위한 절차 중 하나였다. '후미에'라는 것의 뜻은, '후무', 앞으로 나아가다, 걷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의 접두사가 된 '후미', 그리고 그림이라는 뜻을 가진 '에'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 '그림 위를 걷는다'.. 더보기
높은 산은 그 뿌리가 깊다 높은 산은 그 뿌리가 깊다. 2013.7.10.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을 언제 처음 배웠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중학교 때였던 것 같기도 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인지도 모른다. 언제 처음 배웠든 지금의 시점에서는 꽤 오래 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 당시 교과서나 수업의 내용과는 전혀 관계 없는 '딴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지금에 와서야 글로 남긴다. 히말라야 산맥에 대해서 배울 때였다. 히말라야 산맥은 판게아 이론에 의해서, 인도 대륙판과 유라시아 대륙판이 만나 형성된 것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고 했다. 지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각층은 아주 미세하고 움직이고 있다고도 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그 단위가 '억' 년의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가 죽.. 더보기
'미시사'를 아시나요? '미시사'를 아시나요? 2013.6.20. 어색한 단어일 것이라 생각한다. '미시사'는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니다.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경제학 전공자에게는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이라는 용어는 익숙할지 모르나, '미시'와 '거시'가 수식하는 것이 역사(史)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역사의 연구 중에는 엄연히 미시사와 거시사가 존재한다. 미시사는 말 그대로, 사람 한 명 한 명의 역사 혹은 각각의 물건들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역사나 컴퓨터의 역사를 연구한 것이 미시사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사람으로 치자면, 나폴레옹 한 명의 역사를 연구하거나 백범 김구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그 일종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나폴레옹이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