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한시 _35
정든 서랍장에 든 정
하나 꺼내 뉘에게 보일까
보낼 곳 적지 않은 편지 봉투
같이 꺼내 그 안에 남몰래 쏙 넣어 버리곤
흘러 나올까 빠져 나올까
풀로 막아버린다
흰 공간 위 누구나
여기 들어와 살아도 될 만큼 크지만
한 명을 위한 마음이랴 그를 위한 마음이라
알아주는 이 없어도 그 안에 담긴 정
변할 리는 없음에
정든 봉투 담긴 정 다시 서랍에 담아 넣고
언제든 누군가 온다면 오신다면 이름 적어
보내드리겠다 다짐마저 해본다
- 정든 정 든 정 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