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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음'에 고마움을. '읽음'에 고마움을. 2013.6.22. 오늘 오후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다. 책을 읽는 것을 즐기는 본인이지만, 도서전이라는 것을 올해 처음 알게 되었고 어떤 행사인지 궁금하기도 했기에 발걸음을 옮겼다. 삼성역에 위치한 코엑스 행사장으로 가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단체로 관람을 온 듯한 고등학생들이 보였고,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나 관심으로 도서전의 입구를 들어갔다. 그 중 나도 한 명이었다. 도서전은 상당히 넓었다. 코엑스 전시장 자체의 크기가 넓다는 것은 과거 몇 번 가본 적이 있기에 알고 있었지만, '책'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그 넓은 공간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충격이었다. 이름을 들어본 출판사들이 각각의 부스를 설치해서 많은 책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었.. 더보기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2013.6.21. 오랜 친구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친구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전세집을 계약했다고는 해도 그것의 큰 부분이 대출로 이뤄져 있는 이상 자신의 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언제 결혼할 수 있을지, 결혼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가 의심이 된다고 했다. 적지 않은 수의 연애를 한 친구지만 결혼은 연애와는 다르다고 했다. 혼자사는 것이 마음 편하고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역시 남겼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단란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신이 원했던 꿈을 이룬 것이 행복일까. 다른 사람보다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넓고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 행복일까. .. 더보기
글이 굼벵이의 실처럼. 글이 굼벵이의 실처럼. 2013.6.30. 오늘은 글이 잘 나오지 않는다. 글이 나오지 않는다기 보다는, 글을 쓸 만큼의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옳다. 글을 쓰는데 있어서 내 생각의 정립과 정리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인데, 오늘은 그런 시간이 없었다. 미친듯이 문제를 풀었고 다른 사람들과의 의견교환을 공격적으로 했으며,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입 안에 밥알을 쑤셔넣어야만 했다. 그리고선 지금이 되었다. 벌레 한 마리가 내 앞을 알짱거린다. 마치 나에게 자신을 좀 봐달라는 듯한 몸짓을 보인다. 죽이려고 손을 들어보았지만 멈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의 눈 앞에서, 그리고 손 아래에서도 피하지 않는 이 미물을 나는 죽여야만 하는 것인가. 나는 이 생물을 죽임으로 인해 무엇을 얻게 되는 것인가. 벌레 한 마.. 더보기
'미시사'를 아시나요? '미시사'를 아시나요? 2013.6.20. 어색한 단어일 것이라 생각한다. '미시사'는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니다.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경제학 전공자에게는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이라는 용어는 익숙할지 모르나, '미시'와 '거시'가 수식하는 것이 역사(史)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역사의 연구 중에는 엄연히 미시사와 거시사가 존재한다. 미시사는 말 그대로, 사람 한 명 한 명의 역사 혹은 각각의 물건들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역사나 컴퓨터의 역사를 연구한 것이 미시사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사람으로 치자면, 나폴레옹 한 명의 역사를 연구하거나 백범 김구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그 일종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나폴레옹이나.. 더보기
'윤리적 소비'로 이어지지 못했다. '윤리적 소비'로 이어지지 못했다. 2013.6.19. 1.1989년 영국에서 시작된 '윤리적 소비(ethical comsume)'가 한국에도 제대로 상륙하는가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원래 윤리적 소비라는 것은 '인간의 권리'나 '동물의 권리' 등 환경적인 이슈와 윤리적 이슈들을 총제적으로 진단해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그 파급 효과가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대해서 논하는 것이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공정무역'이나 '공정여행' 등 상품을 직접적으로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많은 이윤이 돌아가는 체계로 정착하긴 했지만, 이런 좁은 의미의 윤리적 소비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의미의 윤리적 소비로의 확장을 도모하자는 의미에서, 그 시도는 실패했다고 본다. 얼마 전 어떤 유업 회사의 고압적인 상품 유통 .. 더보기
고전은 왜 재밌을까 고전은 왜 재밌을까. 2013.6.19. 고전(古典, the classic)은 재미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란 막연한 웃음을 주거나 시간이 언제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박진감이 넘치는 재미와는 다르다. 내가 정의한 고전의 재미란, 인간으로서 인간을, 그리고 사회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감동을 재미라고 말하고 싶다. 다양한 고전을 읽다보면, 고전을 적은 작가들이 진정으로 우리와 같은 생리구조를 갖고 있었던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의미를 도출해 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또 다른 형태로 유추하며 평생 한번 생각해보면 많이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는 것. 이런 고전 작가들의 노력들이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그 형태를 남기고 있는 것이리라. 인간으로.. 더보기
독거청년 독거청년 2013.6.18. 나는 독거청년이다. 혼자서 잠을 자고 혼자서 밥을 먹으며 혼자서 영화를 보고 혼자서 사랑을 한다. 나는 거의 모든 것을 혼자서, 그리고 나만의 공간 안에서 하고 있다. 독거노인과는 다르다. 독거노인은 자신에게 주어졌던 인생을 다시 곱씹으며 하루를 보내지만, 나 같은 독거청년은 앞으로 주어질 인생을 어떻게 채울까를 고민하며 하루를 보낸다. 독거청년이라는 것을 선택한 것은 물론 나 자신이다. 내가 원해서 독거청년이 되었고, 내가 원한 방의 크기를 선택해서 이 공간에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이다. 이 좁은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밖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지구는 얼마나 큰지, 서울은 얼마나 큰지를 알 겨를이 없다. 다만 나는 좁은 책상 위, 그것보다 더 좁은 노트.. 더보기
내가 민감한 거다. 내가 민감한 거다. 2013.6.2. 결국은 내가 민감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위기 의식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나만 민감해서 현상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것이 '옳지 않음'의 범주에 들어가는 일이라면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 것을, 나는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민감한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행복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 다들 웃으면서 지내는데 내가 뭐라고 인상쓰고 다닐 것인가. 나는 인상을 쓸 자격도, 권리도 없다. 나는 단지 저 멀리 산 속에서 혼자 소리치는 도인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내 이야기에 반응해주는 것은 몇 마리 날아가는 잡새들이 전부이다. 그 잡새들도 나에게 이렇게 말할 듯 하다. 너만 민감한.. 더보기
고향에 앉아 고향에 앉아 2013.6.12. 지난 목요일 새벽 한 시에 도착을 했으니, 이제 일주일을 가득 채우는 시간을 고향에서 보내고 있다.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시험이 내 손목과 발목을 옥죄고 있어 하늘하늘 자유로운 생활은 못하고 있다. 친구들을 만나도 내 지금의 신분을 설명하기에 내가 지친다. 그렇기에 나는 여기가 내 고향이니 무조건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만은 없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 있다. 서울에서 같은 브랜드의 카페에 들어가 있으면 그곳에서는 온갖 소리들이 내 귀를 어지럽혔지만 지금 이 곳은 톤 높은 사투리로 하는 이야기들만 들릴 뿐 시끄럽다는 인상은 없다. 집에서 들고 나온 예전 노트북의 자판 소리가 적이 반갑지만 새로운 것에 익숙해져 버린 내 손은 예전 감각을 잃은 듯 하다. 그래도 이 노트북으.. 더보기
물에 젖은 양말 물에 젖은 양말 2013.5.28. 비가 왔다. 오랜만에 내린 비라서 그런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부슬비로 시작했던 하늘은, 몸이 풀렸는지 본격적으로 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런던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항상 우중충한 날씨라고 하는 그곳의 날씨가 오늘과 같지 않았을까 감히 상상해보았다. 우산은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주지않고 두 손 중 하나를 차지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비는 그럼에도 계속 내리고 있다. 아침에 집을 나오면서 무엇을 신고 밖을 나서야 할지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했다. 운동화를 신기에는 적절하지 않아보였다. 비에 젖은 운동화는 양말까지 젖게 하고 내 발까지 젖게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을 축축하게 젖게 만들었다. 젖은 것 중 가장 빨리 마르는 것 역시 마음이었지.. 더보기